간호사

단상 2008. 6. 20. 09:30
간호사 3교대 근무 너무 힘들어요..라는 글을
읽었다. 어제 다음 메인에서 보고 상당한 공감을 얻었다.
이 글을 쓴 분의 심정은 아내가 힘든것에 대한 넋두리, 아내에 대한 미안함등으로 보인다.
무슨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한것도, 엄청나게 불만스러운 목소리도 아니고 단지 담담한
어투다. (내가 글을 잘못 읽은것이 아니라면...)
하지만 댓글은 개떼같이 몰려가서 달았다. 비방하는 측과 이해하는 측으로 나뉘어서...
난 말을 함부로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화가 난다.
그래, 내 아내도 간호사다.

힘들게 일하다가 병원 그만두고 아이를 가졌다.
지금 생각함 힘들어서 아이가 안 생겼었던듯.
아이 3살때부터 다시 병원에 나갔다. 물론 내가 못났기 때문이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건 죽을맛이다.
집안일을 도와준다고 해도 여자의 손길과는 틀리기 때문에
아내는 잠도 잘 못 자고 생활했다.
그리고 지금은 인천의 작은 병원에서 간호과장하고 있다.
편할줄 알았는데 요즘 간호사가 부족하다 보니 하나 그만두면 스케쥴 땜방한다.
그나마 아내 병원은 Night Keep이 있어서 구하기 쉬운편이란다.
언제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나는 저 글을 쓴 분의 말에 공감한다.
오픈된 글이라고 해서 넋두리를 하면 안 되나?

비방하는 측 논리는 다양하다.
돈 많이 받잖아, 더 힘든 사람 많아, 사명감을 가져라등등..

우선 돈을 많이 받는다는게 누구를 기준으로 한건가?
일용직 노동자? 식당 아줌마?
그런 분들보다 많이 받는건 맞는건 같다. 하지만 비교대상이 아닌것은 누구나 알거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 그렇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도 많은것 안다.
그렇다고 해서 힘든데 더 힘든 사람 생각해서 힘들다고 말하면 안되나?
사명감, 나이팅게일, 지금도 아내는 보호자나 환자들에게 잘한다.
예전에 내가 아내 모시러 갔다가 환자에게 질투한적도 있으니까.
하지만 자기 몸이 피곤하면 그렇게 안될거다. 내 아내같은 경우는 밖에서
생글거리다가 집에서는 녹초가 되어 있는다. 이젠 그러려니 하지만.
누구나 처음에는 각오를 가지고 시작한다. 그게 10-20년 계속 가나?
지치고 힘들면 그렇지 않다.

현재 내 기분은 그렇다. 타인의 입장이 내 입장과 틀리다고 무조건 비방하지 말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다른 면을 보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세태는 그런것이 너무 아쉽다. 실제로 인간관계로 대면하면서 지내는 대상은
그렇지 않은데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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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무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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